‘유퀴즈’ 140회 - 박완서 딸 호원숙 작가 / 엄마 박완서 / 엄마의 음식 / 엄마를 위한 기록

# 유 퀴즈 온 더 블럭 140회 '평생 간직하고픈 글'

이번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평생 간직하고싶은 글을 써내려가는 일등 향해사, 지하철 택배원, 보육원 출신 대학생이 출연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고 박완서 작가의 10주기를 맞아 첫째딸 호원숙 작가가 출연했습니다.

'엄마 박완서'를 쓰고 엄마를 기록하는 작가 호원숙 작가입니다.

박완서 작가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한국전쟁부터 2000년대까지 보통 사람들의 역사를 기록한 작가죠

알고보니 유재석이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촬영 당시 박완서 작가 댁에 방문했었고, 그때 호원숙 작가도 만났었다네요

호원숙 작가는 본래 평범한 가정주부였지만, 어머니를 기록하겠다는 생각에 작가의 길을 가게 되었다고 하네요.

'제가 아니면 지근거리에서 어머니를 기록할 사람이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박완서 작가도 마흔 살에 '나목'으로 데뷔. 모녀의 공통점.

박완서 작가는 요리도 잘하지만 미식가이기도 했다는데요. 외식을 할 때도 맛 없고 성의 없는 음식은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잡지 부록을 보고 60년대에 무려 멘보샤를 만들었던 어머니!

딸 호원숙이 첫 아이를 갖고 진통이 왔을 때 섭산적을 만들어 줬다고 합니다.

힘이 있어야 아이를 낳는다고. 엄마의 정성 덕에 순산을 할 수 있었던 호원숙 작가

또 민어를 회로도 먹고, 찌개로도 먹고, 구이로도 먹었던 기억을 박완서 작가가 '그 남자네 집'에서 생생하게 묘사를 했는데요.

그를 보고 호원숙 작가도 본인의 책에 글을 남겼습니다.

호원숙 작가가 본 엄마 박완서는 200여편의 시를 외우고 자식들에게 낭송해 주기도 했고요..

자식들에게 방이 지저분하다고 잔소리 한 번 하지 않고,
딸이 시끄럽게 듣는 팝송을 더욱 재밌어했다는 어머니

호원숙 작가는 어머니와 살 때 그대로의 집에서 그대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가꾸던 정원을 그대로 가꾸면서 말이죠

호원숙 작가는 처음 기자로 발을 디뎠는데요. 작가 딸이라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아서, 유능하지 못한 기자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결혼 후 육아를 하다가 '박완서의 문학앨범'이 출간되면서 어머니 연대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처음 서두를 쓰는 데에만 한 달.

어머니에게 받은 용기로 동창회에서 하는 카페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는데요. 일주일에 두 편씩 써서, 1년 동안 총 100편을 쓰게 되고. 어머니 박완서 작가에게 드디어 인정받게 됩니다

호원숙 작가는 어머니 박완서의 '그 많은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책을 가장 아름답다고 기억하는데요. 그 전에 소설들은 어려웠지만, 그 책을 본 후 "엄마는 너무 아름다운 소설을 쓰셨어"라고 생각했대요.

만두 또한 즐겨 빚어 먹었던 음식이었는데요.

호원숙 작가의 남동생이 하늘 나라고 간 뒤, 박완서 작가는 "만두 박사가 없는데 무슨 만두를 빚냐"하면서도 남은 자식들을 위해 만두를 빚곤 했다고 합니다.

호원숙 작가는 엄마의 일기장이 너무 가슴이 아파 잘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ㅠㅡㅠ..

그리고 '엄마의 말뚝'. 처음엔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했지만, 최근 다시보니 서두가 너무 멋있다고. 물론 저에겐 아직 어려운 책입니다..

얼마전 책장에서 발견한 박완서 작가의 미발표 글.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

여행 다녀오고 속이 좋지 않았는데, 고 박경리 작가가 준 김치를 먹으니 비위가 가라앉았다는...뭉클한 글입니다

엄마의 기록을 써내려가는 호원숙 작가, 늘 응원합니다.
저도 간만에 박완서 작가 책을 다시 들춰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