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추천 '장르만 로맨스' - 로맨스 영화라고요? 묵직한 뒷무게

장르만 로맨스?

영화 개봉 때 보고 싶었지만 코로나 이슈로 미루다가 결국 넷플릭스에서 보게 된 영화 '장르만 로맨스' 입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오자마자 TOP 10위권에 바로 들어서더라고요.

제목이 왜 '장르만 로맨스'일까 생각하다가, 영화 중간쯤 되니 알겠더라고요.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장르는 로맨스이지만, 내용은 인간 사이의 '관계'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관계들. 부부, 연인, 자식과 같은 평범한 관계도 있지만, 이혼한 부부, 동성과의 연애, 부모의 연애를 지켜봐야 하는 자식과 같은 관계도 있지요.

이 영화는 기존과는 조금은 다를 수 있는 그런 관계를 유쾌하게 그려낸 듯 합니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보면서도, 뒤에는 뭉클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였어요. 일단 류성룡이 나오니 믿고 봅니다!

간단히 보는 줄거리 (스포 조금 있음)

소설가 김현(류성룡)은 천재 소설가이지만 벌써 7년째 신작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신작을 쓰지 못하면 12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내야할 상황.

그는 또 10년 전에 이혼 후, 바람핀 여자와 재혼을 해서 어린 딸을 두고 있지만, 두 번째 와이프와 딸은 외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른바 졸지에 기러기 생활 중.

그러고선 신기하게도 첫번째 아내 미애(오나라)와 친구 처럼 지내고 있는데요. 그 사이 말썽쟁이 고딩 아들 성경도 있고요. 미애는 성경이 말썽을 부릴 때마다 수시로 현에게 전화해 해결을 하라고 닥달을 합니다.

그 와중에 후배 작가는 부커상 후보에 올랐고, 김현은 이제 작가라기보단 교수님으로 불리우고 있는데. 배가 아파 술에 취하고 난리 부르스를 치는 와중에 의문의 제자 유진이 그의 인생에 뛰어듭니다.

유진은 김현이 악평을 했던 후배 소설가의 '썸남'인 줄 알았는데, 다짜고자 김현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당황스러운 김현. "나는 18살 이후 줄곧 여자만 좋아했다"면서도 뛰어난 필력을 가진 유진을 외면할 수 없는데...

색다른 관계일까, 진부한 관계일까

김현은 7년 만에 신작을 내기 위해 유진과 잠깐 '동거'를 택합니다. 함께 숙식을 하면서 소설을 단기간 내 완성하고자 하는 의지인데요.

잘 때 불을 끄지 못하게 하고, 함께 술 마시는 것은 금지할 정도로 김현은 유진을 두려워 하는데요. 한편으로는 천재성을 드러내는 유진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됩니다.

김현이 같이 술을 마시자고 하는 장면에서는 이제 두 사이의 관계가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릴 정도.

김현의 전처 미애는 김현의 출판사 사장이자 30년 지기인 순모와 열애 중입니다. 김현과 잠자리를 가질 뻔 하다가도 다음날 순모와 1박 2일 여행을 가는데요.

미애는 김현이 연애를 시작했을 거라는 소리를 듣고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는, 그녀의 마음 속은 자신이 모를 정도로 알쏭달쏭합니다.

엄마가 여행에 간 사이 성경은 학교도 땡땡이를 치고 가출을 해버리는데요. 임신을 한 여자친구에게 대차게 까인 후(성경의 애는 아님 ㅋㅋ) 우연히 옆집 아줌마 정원과 친해져 그녀의 집에 머뭅니다. 썸인 듯 썸아닌 듯 한 오묘한 관계...

(+) 플러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가 생각하는 '관계'란 어쩌면 너무 틀에 박힌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현과 미애, 순모, 그리고 김현의 현재 와이프가 4자 대면을 하는 장면에서는 각자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게 되고, 세상에는 좀더 다양한 삶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확실하게 정의 내릴 수 있는 관계도 있지만, 처음인지 끝인지 모를 어쩌면 애매한 경계선에 있는 관계들도 많다는 사실을요.

역시 믿고 보는 류승룡표 로맨스 영화. 색다른 로맨스를 보고 싶은 날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