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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씨_영화 드라마

유열의 음악앨범 - 지겹게 엇갈리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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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멜로를 표방하는 영화


정해인, 김고은 주연으로 2019년 8월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유열의 음악 앨범'입니다. 1994년 가수 유열이 라디오 DJ를 처음 진행하던 날, 그때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지우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의 멜로를 꼭 한 번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그만큼 이 영화는 레트로나 복고 멜로를 지향하는 듯합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같은 1990년대 향수를 느끼긴 어렵습니다. 핸드폰 대신 삐삐를 사용하고, 메일을 확인하지 않으면 연락하기 힘들다는 설정 외 크게 공감할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OST로 향수를 느끼기엔 줄거리에 개연성도 없습니다.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는 설정과 또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는 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크게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현우의 삶을 지배하는 아픈 기억 또한, 누구나 공감할 정도로 친절하게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일반 러브스토리 영화로 보기에는 둘의 사랑이 그렇게 애틋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운명을 거슬러서가 아닌 우연으로 마주치는 설정이니까요. 누구나 첫사랑이 그렇듯, 잊지 못한 채 살다가 우연히 다시 만나면 다시 사랑하게 되는 것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할까요?

저는 단 한 번, 이 영화를 본 것으로 만족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본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첫 번째 엇갈림...그리고 또 엇갈림

미수(김고은)는 돌아가신 엄마 대신 언니와 함께 빵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디오 '유열의 음악 앨범'이 첫 방송을 하던 날, 소년원에서 출소한 현우(정해인)가 찾아옵니다. 손님으로 왔을 뿐인데,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온 주변이 수근수근댑니다.




현우가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곧 썸을 타나 싶었는데, 갑자기 현우가 사라집니다. 현우는 친구가 추락사한 사건에 휘말려 소년원에 다녀왔었고, 당시 오토바이를 타는 친구들의 협박 비슷한 걸 받고 있는 듯합니다. 이 부분이 정확히 이해가 안 가지만 뭔가 오해가 있고, 현우는 억울하면서도 친구 죽음에 대한 죄책감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친구네 집에 가서 사죄하려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아무튼 미수와 현우는 헤어지게 됩니다. 그러다가 동네에서 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칩니다. 정말 길을 걷다 마주치는 이런 우연이? 현우는 미수네 집에 들러서 밥도 먹고 하지만 군에 입대합니다. 또 엇갈리죠?




미수는 현우에게 이메일 주소를 하나 알려주고 연락하자고 했지만, 현우는 그 이메일을 읽을 수 없다는 걸 깨닫습니다. 미수가 비밀번호를 안 알려줬기 때문입니다. 그냥 서로 이메일 주고받으면 되는데, 하나만 알려준 이상한 설정?


이메일에 기댄 사랑?...또 엇갈림




아무튼 미수는 공장 같은 곳에서 사무직으로 일을 하고 있고, 언니는 시장 같은 곳에서 수제비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우는 제대 후, 미수가 살았던 집이 빈집으로 나옴을 알고 그 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그리고 또 우연히 비밀번호를 풀게 되고, 그간 미수가 보냈던 이메일을 모두 읽습니다.




미수는 이제 한층 성숙해져서 출판사에서 사무직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회사 2층에 다른 회사가 입주하는데, 그 직원이 하필이면 또 현우! 그러나 미수네 회사 대표가 미수에게 관심이 크고 들이대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 와중에 미수는 현우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되고, 오토바이 친구들과 함께 죽은 친구의 집을 찾아갑니다. 뒤늦게 안 현우는 미수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오토바이 친구들에게도 가서 쌈박질을 하고... 그렇게 미수와 또 헤어집니다.




마지막 애처로운 달리기

미수와 현우를 떼어놓고 싶었던 미수네 사장은 2층 세를 빼버립니다. 현우는 미수 사진을 찾으러 갔다가 대표와 마주치고, 미수 사진을 찾겠다며 질주하는 사장 차를 따라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도 저에게는 너무 억지스러웠고, 별 감흥을 못 느꼈습니다. 왜 차를 따라 달리는지???




아무튼 현우가 왜인지 목숨 걸고 달리고 있는데, 미수가 차에서 내려 다가갑니다. 그리고 뛰지 말라고.. 다친다고 말해줘요... 음?

시간이 흐르고... 현우는 '유열의 음악 앨범'에 스태프로 카메라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DJ 유열이 현우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결말은 누구나 생각하듯 해피엔딩입니다. 그러나 그 결말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아마 모두가 생각하시듯 영화 전체에 '개연성'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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