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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씨_영화 드라마

‘헤어질결심’ - 내맘대로 뽑은 명대사 TOP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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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결심.


제 마음대로 뽑은 명대사 & 해석입니다. 따라서 자동적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산 가서 오지 않으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봐. 남편이.


마침내, 번역체에 쓸 법한 접속사를 구어체에 가져다 씀으로써 묘한 긴장감을 가져다 준다.

한국어가 서툰 서래라서 저런 표현을 썼나보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해준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 걸 보면 한국인보다 한국어를 더 잘하는 서래였다.

때문에 첫 번째 남편을 죽인 그녀가 매우 적절한 표현을 가져다 썼음을 알 수 있다.




공자님 말씀에 지혜로운 사람은 바다를 좋아하고 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인자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바다가 좋아요.

나도.

바다를 좋아하는 서래. 그리고 역시 바다를 좋아하는 해준. 두 사람을 애초부터 결을 같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바다를 좋아하는 서래가 산에 갔으니, 그녀의 삶이 얼마나 고됐을지 짐작케 하기도 한다. 결국 그녀는 바다로 와서 바다에 묻힌다.



나에게 꼭 선물이 하고 싶다면,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 주세요.


나중에 해준이 왜 심장을 가져다 달라고 했냐고 묻자, 그녀는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심장이 아니라."라고 말한다.

아직 헷갈리는 부분이지만, 그녀 또한 처음 해준을 죽이려다가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닌지...?


우는구나, 마침내


해준이 서래에 대해 오해하는 장면. 하지만 이 것은 사랑의 시작이기도 했다.

해준은 서래가 순전무결하기를 바랐고, 마침내 그랬다고 믿고 싶었던 거였다. 서래는 그 순간 웃고 있었다.



개미가 사람을 먹어요?


보통 여자와 달리 살인사건 현장에 있는 사진을 전혀 두려워 하지 않는 서래.

심지어 자기 남편의 시체에 개미가 들끓는 사진을 보고도 이런 질문을 한다. 심지어 해준이 해준 밥도 먹으면서 본다.

역시 해준과 서래가 같은 동족임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자, 서래의 살인이 납득가는 장면.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

중국 여배우를 내세움으로써 이런 번역체 문장을 곳곳에 썼는데, 상당히 묘하다. 특히 중단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로맨틱하게 쓰일 줄이야.




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나는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 붕괴됐어요.


'헤어질 결심'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가 아무래도 '붕괴'일듯 싶다. 역시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단어를 가져다 써서 미묘하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이 붕괴란 단어가 사랑을 의미하는 줄 알았다. 서래가 그러했듯이.

그런데 다시 보니, 해준은 사랑보단 자신의 품위를 더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다니. 당사자를 앞에두고 저런 말을 내뱉는 남자.

서래는 그런 남자를 끝까지 사랑해 '붕괴' 이전으로 돌려주고자 한다.




당신 만날 방법이 오로지 이거 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사랑을 위해서 두 번째 살인을 택한 서래. 묘하게 서래 다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런 남자와 결혼을 했습니까?

다른 남자와 헤어질 결심을 하러 했습니다.

서래는 해준이 '붕괴'됐다며 사랑을 고백한 후, 헤어질 결심을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제서야 자신의 사랑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참 공교롭네요.
송서래씨는 뭐라고 할 것 같아요?

참... 불쌍한 여자네.


'붕괴' 된 후 부산을 떠나 안개의 마을 이포로 온 해준. 뛰어다닐 일이 없어 운동화 대신 구두를 신고, 살인사건이 없어 좀비처럼 멍때리며 살던 어느 날.

드디어...! 서래가 두 번째 살인사건을 제공해주고, 해준은 그제서야 다시 살아난듯 신나서 움직인다.

하지만 해준은 자신의 품위를 다시 증명하고 싶었던 것 뿐. 이 대사를 보면 서래 혼자 좋아하는 것 같아, 내가 다 해준이 밉다.




내가 서래씨 왜 좋아하는지 궁금하죠?
서래씨는요, 몸이 꼿꼿해요.
긴장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똑바른 사람은 드물어요.
나는 그게 서래씨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서래를 한참 범인으로만 취급하다, 조금씩 다시 마음을 여는건지. 해준은 서래에게 절규하듯 말한다. 제발 꼿꼿하게 살아달라고.

해준이 낭떠러지에서 서래가 밀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두 눈을 꼭 감은, 그런 장면만 없었어도 정말 해준을 미워할 뻔했다.




이걸로 재수사해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난 해준씨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봐요.

벽에 걸어놓고, 잠도 못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서래는 해준에게 영원한 사랑이 되고 싶었고, 그렇게 되는 방법은 미결 사건으로 남는 것 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언제요?

마지막에 가장 씁쓸했던 해준의 대사. 역시 '붕괴'란 단어는 그런 것이 아니였나.

이 말을 듣고 비참하게 웃던 서래가 자꾸 생각이 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해준의 미결사건이 되기로 결심한 후였다.



날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 깊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바다에 버리라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니였는데.

서래는 어찌보면 남편을 두 번 죽인 살인자이긴 하지만, 취조를 당할 때나 해준을 대할 때 거짓으로 꾸민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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