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마음 모두 네게 줄게~우우우"
무려 15년 전, 벌써 15년 전 나온 드라마이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는 것은 그만큼 '웰메이드' 드라마란 소리 아닐까요? 김선아, 현빈 주연의 '내 이름은 김삼순'입니다. 이 드라마를 안 본 요즘 세대는 있어도 위 OST(클래지콰이의 She is)를 모르기는 힘들 정도로 큰 유행을 했습니다.
2005년 6월 1일부터 7월 21일까지 방송한 총 16부작이며, 최고 시청률 50.2%를 찍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드라마입니다.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 최고 시청률이 65.7%를 기록했다고 하나, 2000년대에도 저 시청률은 넘사벽이죠? 최근 모 드라마는 시청률 0%대를 기록했으니 말입니다.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
어쨌거나 '내 이름은 김삼순'은 김삼순이란 촌스러운(물론 15년 전에도 촌스러웠던 이름) 이름을 둘러싼 로맨스 드라마로, 재벌가와 얽히는 뻔한 스토리를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연기력과 톡톡 튀는 대사, 삼순이에 공감하는 많은 여자들로 인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김삼순이 택시에서 자신의 이름이 촌스럽다고 한탄하자, 택시 아저씨가 개명을 왜 하느냐며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라고 말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김삼순이 노처녀인데다가 퉁퉁하고, 능력도 없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줄 알았는데요. 게다가 까칠하긴 하지만 현진헌이라는 잘생기고 키도 큰 재벌이 좋다고 해주고, 심지어 야리야리한 눈물의 여왕 유희진(려원)까지 차 버리고 삼순이를 좋다고 하니. 그 얼마나 행운인가 싶었는데요.
다시 보니 '내 이름은 김삼순'은 그런 드라마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지금 보니 김삼순 나이는 고작 30살인 데다가(그럼에도 노처녀라고 갖은 구박과 멸시를...) 르 꼬르동 블루까지 졸업한 능력 있는 파티시에였고, 또 자기 삶을 누구보다 당당하게 사는 신여성이었습니다.
오히려 희진이 90년대 여주인공 스타일이긴하나, 답답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비록 위암이 걸려 진헌 몰래 치료를 받으러 미국으로 떠나야 했지만, 진헌 엄마의 지시로 진헌에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뒤늦게 깨닫고 쓰러져 우는 비련의 여주인공이었죠.
하필 김삼순이랑 알콩달콩할 때 나타나 돌아와달라고 눈물을 쏟으니... 진헌 입장에서는 사실 황당할 수밖에 없겠죠. 그동안 원망하고 보낸 세월이 어디인데요. 이제 와서 진헌이 희진에게 미안해하고 평생 옆에 있기로 약속한다면, 그 또한 이상한 전개 아닐까요.
삼순이와 삼식이...아주 간단한 줄거리
서른살 노처녀 김삼순은 남자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화장실에서 마스카라가 다 번지도록 엉엉 울다가 현진헌을 만납니다. 이후 파티시에로서 취직을 하러 간 레스토랑에서 진헌이 사장임을 알게 됩니다. 김삼순은 엄마가 계속 선을 보라고 하고, 진헌 또한 같은 이유로 계약 연애를 하게 됩니다.
이후 둘은 투닥투닥거리다 보니 서로 좋아하게 됩니다. 진헌은 굉장히 까칠한 재벌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츤데레 스타일로 챙겨줍니다. 자기 이름에 콤플렉스가 있던 삼순은 희진으로 개명하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진헌의 방해로 실패합니다. 열 받은 삼순이는 진헌에게 막 '삼식이'라고 부릅니다. 둘이 막 사귀려던 찰나, 하필이면 진헌의 옛 여자 친구 희진이 나타납니다. 삼순이와는 다르게 여리여리 여성스러운 그녀. 삼순은 괜스레 후 달립니다.
하지만 상처가 큰 진헌은 쉽사리 희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보다 못한 희진의 주치의(다니엘 헤니)가 진헌에게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야기해줍니다. 희진이 죽을병에 걸렸었다는 것. 진헌의 마음은 삼순이에게 있지만, 희진에게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삼순이에게 못된 짓을 하며 계약금 5천만 원을 그냥 주고 계약을 파기하자고 합니다. 역시 재벌다운 클래스.
어쩔 수 없이 축하하며 돌아서는 삼순... 삼순이는 그만 폐인이 되고 맙니다.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진헌은 삼순이네 가족들과 노래방에 가서 넥타이를 머리에 두르고 신나게 놉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계단 손잡이를 사이에 둔 뽀뽀신.
한편, 희진은 미국으로 돌아가 의사 공부를 하고, 또 자신을 돌봐주었던 주치의와 새롭게 시작합니다.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역대 최고의 로맨스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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