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의 정석 '풀하우스' - 추억의 드라마 3편

비, 송혜교 주연의 종영 드라마 '풀하우스'입니다. TV KBS에서 2004년 7월부터 9월까지, 총 16부작으로 방영한 드라마니다. 배우 한은정, 김성수의 앳된 초창기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 대표적인 순정만화가 원수연의 동명 만화 '풀하우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수 별의 'I Think I', 이보람 '처음 그 자리에' 등 지금 들어도 익숙한 유명 OST가 많습니다.

송혜교가 맡은 역할 '지은'은 매우 재치 발랄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로, 양갈래로 묶은 굵은 웨이브의 발랄함이 엿보입니다. 당시 그녀가 입은 가디건 볼레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가수 비가 맡은 역할 영재는 자주 투덜대긴 하지만 츤데레 스타일로 나옵니다. 탑 연예인답게 화려한 패션들을 뽐냅니다. 비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본격적인 배우로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요약해본 줄거리

소설가 지은(송혜교)은 아버지가 만든 풀하우스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녀에게 풀하우스는 그만큼 각별한 존재입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어느 날, 친구 커플이 우수 경품행사에 당첨됐다는 거짓말을 하고, 지은은 그에 속아 공짜 중국 여행을 가게 됩니다.

그렇게 상하이에 도착했지만 가이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호텔로 가자 예약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은은 그때서야 친구 커플이 사기를 쳤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돈을 빌려서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미 친구 커플이 풀하우스를 팔아넘긴 뒤였습니다. 당시엔 어렸을 때라 잘 몰랐는데 다시 보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요?

아무튼 지은이 중국에서 알거지 마냥 있을 때, 우연히 비행기 옆자리에 아시아 최고 한류스타 영재(비)가 앉아 있었고, 호텔도 같이 머무르게 됩니다. 한국으로 돌아올 여비가 없었던 지은은 영재에게 다짜고짜 돈을 꾸게 됩니다. 그런데 풀하우스에 이사 온 사람도 바로 영재. 그는 냉정한 캐릭터답게 지은을 바로 내쫓습니다.

그러나 풀하우스 마당 벤치에서 초라하게 잠든 지은. 결국 영재는 중국에서 빌려준 돈과 겸사겸사해서 지은을 풀하우스 가정부로 일하게 해 줍니다. 둘이 같이 있다 보니 투닥거리게 되고, 또 점점 정이 쌓입니다. 지은이가 하는 청소, 음식에 비가 투덜거리면서도 애증의 관계가 생긴다고나 할까요?

여러 오해가 쌓여 영재는 공식석상에서 홧김에 지은에게 키스를 하는데, 언론은 난리가 납니다. 그렇게 영재는 지은을 와이프로 고용하겠다고 선언하고, 계약결혼을 하게 됩니다. 단 몇 개월만 살고 이혼한 뒤에는 풀하우스를 위자료로 받는 조건이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

남녀 주인공이 동거하면서 얽히는 스토리는 로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입니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가장 최근작 '오! 주인님'까지... 많은 드라마가 비슷한 배경을 택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남녀 주인공이 동거하는 배경이 실존의 문제였고 '오! 주인님'에서는 작품 탄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풀하우스'는 만화 다운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만들어 준 꿈같은 추억의 집, 아시아 최고 배우와 소설가의 연애, 계약연애까지. 모든 설정이 비현실적이지만, 또 그렇기에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제로인 드라마입니다. 심각해질 필요 없이, 가벼움을 느끼고 싶을 때 추천드립니다.


중국서 리메이크

현재 배우 송혜교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서도 2020년 '풀하우스' 리메이크 드라마가 나왔습니다. 제목은 '중하만천심(仲夏?天心)'이며, 현재 웨이브(WAVVE)에서 총 24부작 전편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양초 월, 허위주, 시시, 이 가명, 강재신, 종기 등이 출연했으며, 설정은 약간 다릅니다. 톱스타인 가수와 작곡가가 되고 싶은 지망생이 계약결혼으로 '풀하우스'에서 같이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대륙 스케일답게 매우 거대한 풀하우스를 보실 수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 한 번 시청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