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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씨_영화 드라마

마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꼭 등장시켜야 했나? / 쿠키는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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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Marvel)의 첫 중국계 히어로 영화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보고 왔습니다. 주성치의 쿵푸허슬과 블랙펜서를 오묘히 섞어놓은… 마블이 성평등, 인종 다양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은 알고 있었지만, 꼭 샹치를 등장시켜야 했을까 보는 내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타이틀에 ‘마블’이 없었다면, 그냥 중국 정통 무협영화로 알고 봤을 듯 합니다. 그럼에도 샹치를 봐야 하는 건 쿠키 때문이겠죠? 2021년 11월 개봉 예정인 ‘이터널스’와도 이어지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봐야 합니다. 마블은 아이언맨, 블랙위도우 등 기존 히어로가 세대교체를 하고 있고, 샹치는 그 빈자리를 채울 히어로 중 하나입니다.



*본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가득 담은 주관적인 평가 위주로 작성하였습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 히어로 샹치(시무 리우)는 아버지 웬우(양조위)와 갈등 관계를 주로 이루고 있습니다. 웬우는 1970년대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마블 원작에 나타난 대표 빌런이라고 합니다. 샹치는 웬우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살인 병기로 키워졌고요.




하지만 영화에서 웬우는 최강 빌런의 이미지보다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강조해, 그의 악행에 어느정도 타당성을 부여했습니다. 때문에 샹치가 “피의 대가는 피로 치뤄야 한다. 아버지를 죽이겠다”라고 말했을 때 오히려 샹치가 이해되지 않기도 했고 말이죠. 그냥 설득을 해 설득을. 설득하면 넘어올거 같던데 왜.

블랙펜서가 아프리카계 흑인 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샹치 역시 중국 신비한 마을 ‘탈로’를 배경으로 합니다. 샹치는 게다가 웬우의 ‘텐 링즈’를 물려받을 후계자로 키워지니, 블랙 펜서와 인종만 다를 뿐 기본 궤도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블랙펜서가 아프리카 부족의 정통 의식을 보여줬다면, ‘탈로’에는 동양의 상징인 용이나 구미호, 해태 같은 사자(?) 유니콘 같은 말(?) 등을 대거 등장시켜 오리엔탈리즘적인 시선을 가미했습니다.





블랙펜서가 비브라늄을 중심으로 힘을 키웠다면, 샹치는 용의 비늘+텐 링즈입니다. 하지만 텐 링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양조위의 텐 링즈 무술은 보기엔 나쁘지 않았지만 내내 쿵푸허슬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이 게이 아저씨,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이 게이 아저씨도 재야의 숨어 있는 고수인데 ㅋㅋㅋㅋㅋ


샹치가 바닷속에서 용을 보고 자신의 힘을 마주했다면
쿵푸허슬 주성치는 하늘에서 부처를 마주하고 여래신장을 완성했죠



샹치가 텐링즈를 얻어내는 과정 또한 쿵푸허슬을 닮았는데요. 아버지로 인해 바닷속 깊이 잠겨 죽을 뻔 한 샹치가 극한의 상황에서 용을 보고 마침내 자신의 내재되어 있던 힘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것은 쿵푸허슬 주성치가 두꺼비 아저씨한테 죽도록 두들겨 맞은 후, 자신의 힘을 깨닫게 되고 저 하늘 높이 올라가 부처님을 만나고 마침내 ‘여래신장’을 완성하게 된 장면과 매우 유사하죠.





샹치의 초반 버스 액션씬은 90년대 영화 키아누 리브스의 ‘스피드’를 차용한 건지. 아무튼 이 액션씬이 그리 호평을 받고 았다고 하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거리가 숭숭 뚫리는게 문제입니다.

천만년 넘게 살았다던 무적의 아버지가 굉장히 손쉽게 영혼을 뺏겨 죽더니(아버지의 죽음은 정말 허무하게 담겨집니다), 용이 영혼을 뺏기기 직전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어수룩하기만 했던 여자 친구 케이티(아콰피나)가 활로 정확히 명중시켜 큰 일을 해냅니다. 어찌나 황당하던지.

여동생 쑤 샤링(장멍)이 결국 아버지의 부하들을 다스리게 된 것은 좋았으나, 기존 여성 차별적인 무술 교육 행태를 굳이 여러 차례 강조하고, 또 굳이 여성 평등을 강조하며 끝내는 장면이 자연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취지는 좋았으나 영 어색해 보인다고나 할까요.

반 중국 정서를 감안하면, 굳이 마블에 상치가 꼭 등장해야 했는지. 개인적으로 시무 리우는 넷플릭스 ‘김씨네 편의점’에서의 이미지가 강해서 히어로로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쿠키는 2개 입니다*

하나는 닥터스트레인지에 나왔던 ‘웡’이 등장해 샹치를 데리고 가서 그의 텐 링즈를 우리의 캡틴 마블과 브루스 배너에게 보여줍니다. 브루스 배너가 ‘비브라늄도 아니고’라고 말하는 장면을 봐서 블랙펜서와 확실히 궤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듭니다. 캡틴 마블도 ‘외계의 무기 중에서도 이런 것은 못 봤다’고 하면서 '텐 링즈' 파워를 강조하고요.




웡은 샹치가 텐 링즈를 사용할 때 카마르 타지에서도 그 힘이 느껴졌다면서 앞으로 길고 험난한 여정이 시작될거라고 말합니다. 샹치의 마블 합류를 전면 시사하는 거겠죠?

두 번째 쿠키는 앞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쑤 샤링이 ‘할 일이 많다’며 아버지를 부하들과 여성들을 교육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샹치와 더불어 쑤 샤링이 마블의 중요한 축을 맡을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저는 이전 마블 히어로들이 훨씬 좋습니다. 중국 무술을 보고싶으면 쿵푸허슬, 소림축구를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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