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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르르씨_영화 드라마

울고싶은 나는 고양이 가면을 쓴다 - (그리고 이 애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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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삶의 기로에서 의기소침하고 힘들 때 찾아보면 좋을 애니메이션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보고 단번에 인생 애니메이션이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개구리 중사 케로로', '케로로 더 무비' 등 케로로 시리즈를 연출한 '사토 준이치' 감독 작품이더라고요.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신카이 마코토'의 감독의 작품을 챙겨보는 편이었는데, 신카이 마코토는 영상미와 OST로 울림을 준다면 사토 준이치 감독은 판타지 같으면서도 위안을 주는 탄탄한 스토리와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듯합니다. 결론은 둘 다 좋습니다!


슬픈 '무한 게이지 수수께기' 미요

주인공인 중학생 미요는 과도하게 밝은 성격의 아이입니다. 걸음걸이 조차 평범하지 않고 건들건들하며, 좋아하는 아이 앞에서 이상한 몸짓과 행동을 하곤 했죠. 학교를 거의 날아다니다시피 다닙니다. 오죽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무게' 즉, '무한 게이지 수수께끼'를 줄여서 불릴까요.

애니메이션 첫 시작이 미요가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엄마도 아빠도 모두 이기적이다'라고 삶을 한탄했기에, 학교에서 미요가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미요에게 '무게'란 부캐와 같은 것이었고, 어려운 삶을 헤쳐 살기 위한 일종의 꾸며낸 성격이었습니다.

아무튼 삶을 한탄했던 미요가 길을 걷다가 '가면 장수'를 발견했는데요. 쓰면 고양이가 된다는 고양이 가면이었습니다. 어쩐지 학교에서는 남자친구 '히노데'를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며 쫓아다녔는데, 그가 자신에게 따뜻하게 눈을 맞춰 줬다는 둥, 뽀뽀를 했다는 둥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었거든요. 알고 보니 미요가 고양이로 변해 히노데를 찾아갔었던 거군요!


사람이 되면 고양이가 되고 싶고, 고양이가 되면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타로'란 고양이로 변한 미요는 히노데 집에 수시로 찾아갑니다. 히노데는 맛난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속 깊은 얘기도 해주며, 잘 안아줬지요. 히노데는 '타로'에게 "너한테서 태양의 냄새가 난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미요로서의 삶은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는 '무게'란 별명 그대로 괴짜 취급을 받기 일쑤였고, 집에서는 새엄마와 어색한 관계를 이어가야만 했습니다. 결국 새엄마는 미요에게 억지로 가까이 다가가려 했고, 그제야 미요는 '좋게 지내기 위해 억지로 웃은 것이 뭐가 잘못이냐', '날 버리고 간 엄마도 이제 와서 같이 살자 한다' 등의 속마음을 울며불며 털어놓고 집을 나갑니다.

가면 장수는 미요가 힘들어 할때마다 중간중간 나옵니다. 그리고 미요에게 인간으로서의 삶이 힘드니, 그냥 고양이 가면을 쓰고 영원히 고양이로 살라고 말합니다. 히노데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결정한 순간, 인간 가면이 튀어나오고 가면 장수가 이를 들고 사라져 버립니다.

이제 점점 진짜 고양이가 되어가는 미요. 자신은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새엄마도 아빠도, 친엄마도 모두 자신을 찾습니다. 또 베스트 프렌드도, 심지어 히노데까지 미요가 없어진 줄 알고 동네방네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히노데의 말이 안 들리기 시작하는 미요. 진짜 고양이가 되어가면서 인간의 말이 들리지 않게 된 것이지요. 미요는 다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친 삶에 위로가 되는 스토리

이 애니메이션은 삶이 힘들고, 주변인으로부터 지칠 때 보면 위로가 됩니다. 스토리가 진부하지 않고 의외로 반전을 거듭하며 신선하게 흘러가는데요. 이를테면, 미요가 버린 인간 가면은 인간이 되고 싶었던 미요 새엄마의 고양이가 씁니다.

미요 새엄마의 고양이는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평생 딸로서 옆에 있어주고 싶다는데요.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르는 미요의 새엄마는 비를 쫄딱맞으며 고양이를 찾아다닙니다. 이를 보고 인간이 된 고양이는 다시 고양이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모든 삶에는 각기 다른 형태가 있고, 또 그러한 이유가 있습니다. 역시 인간은 인간으로, 고양이는 고양이로 태어난 이유가 있겠죠.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부족하게만 보였던 내 삶을 되짚어 보고, 그 안에 숨어있던 가치를 되새겨 보게 됩니다. 마음이 허할 때마다 챙겨보게 될 애니메이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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