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 닭을 잡을 것인가, 범인을 잡을 것인가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명대사를 남긴 영화 '극한직업'입니다. 2018년 개봉한 후 누적 관객수는 무려 1천626만 명을 기록한 대히트작입니다.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이 출연했습니다.

이 영화로 인해 이병헌 감독은 스타덤에 오르고, 후속작으로 드라마 '멜로가 체질' 메가폰을 잡았지만 성적은 그다지이었죠. 하지만 이 영화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잘 만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조폭 코미디+신선한 장르

2000년대 초반에는 조폭마누라(2001), 두사부일체(2001) 등과 같은 조폭 코미디 장르가 유행했습니다. 수많은 관객을 동원했지만, 단순하고 뻔한 전개로 평론가들의 혹평에 시달렸었는데요.

'극한직업'은 조폭 코미디 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도 자영업자들의 몰락, 언론과 방송의 횡포 등 사회 문제를 위트있게 녹여냈습니다. 고수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스킬이 느껴집니다.

때문에 단순 즐기려고 마음을 먹으면 킬링타임용으로도 제격이고, 또 각을 잡으면 얼마든지 심각하게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해체 위기에 놓인 마약반

열정은 남다르지만 항상 헛발질만 하는 마약반. 고반장(류승룡)과 장형사(이하늬)는 마약 중간상을 털기 위해 습격하지만, 레펠을 제대로 타지도 못하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범인은 도망가고 추격전이 시작되는데, 16중 추돌사고만 일으키죠. 이렇게 허술한 마약반은 해체 위기에 내몰리게 됩니다.

그러던 중 후배 최반장(송영규)이 고반장에게 마약계 거물 이무배(신하균)의 정황을 흘리면서 공조수사를 요청합니다. 평소 뺀질거리는 최반장의 스타일상 괜히 정보를 흘리는 것은 아닐 텐데, 궁지에 내몰린 고반장은 일단 해보기로 합니다.

이무배 아지트 부근에서 잠복수사를 하던 고반장팀은 맞은편 치킨집에서 삼시 세 끼를 해결하다가 사장이 가게를 내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의욕 충만한 고반장은 퇴직금을 미리 당겨 치킨집을 인수합니다. 이무배 조직원들이 치킨을 배달하기만을 바라면서요.


대박 난 수원왕갈비통닭

그렇게 고반장팀의 본격적인 치킨 장사가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간간히 들어오는 주문을 남의 치킨집에서 사다가 되팔기도 하는데요, 매번 그럴 수가 없어 마형사(진선규)가 나섭니다. 수원왕갈비집의 아들은 그는 갈비 양념을 통닭 위에 얹는데 소위 말해 대박이 납니다.

그렇게 입소문이 나고, 고반장팀은 밀려드는 주문과 손님을 상대하느라 혼이 쏙빠집니다. 그와중에 잠복수사 하던 영호(이동휘)가 홀로 이무배를 따라가다 양갈래길에서 놓치게 되는데요, 이 소식을 들은 팀원들은 "내가 장사할 때 넌 뭐를 했냐"며 화를 냅니다. 이 정도면 치킨집을 하는 게 나을 듯 하죠?

각성한 고반장팀은 치킨값을 3만6천원으로 올려버리지만, 오히려 럭셔리 치킨, 황제 치킨으로 입소문이 납니다. 그리고 맛집 프로그램에서 홍보 요청도 오는데, 고반장은 이를 단칼에 거절합니다. 이 것이 후폭풍을 불러일으켰으니...


드디어 화려한 액션의 시작

아무튼 드디어 이무배 조직원 측에서 치킨을 시키고! 고반장팀은 첩보영화를 찍듯 침입하지만, 이무배는 이미 이사를 나가고 새로운 입주민이 들어온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섭외 거절을 당한 맛집 프로그램 PD는 앙심을 품고, 고반장네 치킨이 남의 치킨을 상자갈이 해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한다고 방송해 버립니다.

이 일로 고반장은 집에서 등짝 스매싱을 당하게 되고, 팀은 해체 직전까지 갑니다.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었으니, 갑자기 이무배 측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옵니다. 이무배는 치킨을 배달하는 척 소금 대신 마약을 함께 판매하려는 속셈이었는데요.

이를 알게 된 고반장 팀은 드디어 수사다운 수사를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마형사와 장형사(이하늬)가 커플추적앱을 통해 위치를 살피고, 연인이었음이 드러납니다. 알고 보니 고반장팀은 유도 국가대표, 해군 UDT 특수부대 출신 등 역대급 화려한 액션의 소유자들. 이무배와 조직원들을 완벽히 제압하고, 전원 일계급 특진을 합니다.

보는 내내 한 컷도 버릴 장면이 없을 정도로 촘촘히 잘 짜인 영화, 극한직업. 아직도 안 보신 분들 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