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퀸스갬빗'이란 제목답게 철저히 체스 천재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벌어집니다. 한 편 당 약 한 시간, 총 7편의 미니시리즈입니다.
'퀸스갬빗'이란 백이 폰 하나를 일시적으로 희생함으로써 포지션에서의 이점을 가져가려고 두는 오프닝입니다. 그랜드 마스터 레벨에서도 사용될 만큼 인기가 많고 분석이 많이 된 오프닝입니다. (출처: 나무위키)
약물 중독과 체스경기 중독은 한 끗 차이?
때는 바야흐로 1950년대. 주인공 베스 하먼(애칭 엘리자베스)은 아홉 살에 가족을 잃고 보육원에 맡겨집니다. 보육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안정제를 비타민이라고 속이고 매일 투여했는데, 이 때문에 베스는 안정제에 중독되게 됩니다. 그때만 해도 보육원에서 아이들에게 안정제를 투여하는 일이 흔했다고 합니다.
베스는 우연히 내려간 지하실에서 관리인 아저씨인 빌 캠프가 두는 체스를 보고, 이에 빠지게 됩니다. 베스가 얼마나 체스에 중독됐던지, 안정제를 먹고 밤새 천장에서 상상으로 체스를 둡니다. 이 장면은 퀸스갬빗에서 주요 명장면으로 꼽히곤 합니다.


베스는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고 한 가정에 입양이 됩니다. 새아버지는 밖으로 돌고, 결국 새어머니와 별거를 하지만, 돈이 부족했던 어머니는 점차 베스를 지원하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켄터키에서 신시내티, 라스베이거스까지 체스 대회를 모두 점령하고 해외 대회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어머니는 베스의 매니저로서 활동하게 되고, 같이 해외를 다니죠. 멕시코시티에서는 전 세계 체스 왕인 러시아 보르고프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대회를 펼칠 날만을 기다리며 노력하게 됩니다. 베스는 이미 약과 술에 중독된 후였기에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 했습니다. 보르고프와는 미국, 프랑스에서 두 번 시합을 벌이지만, 모두 참패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 러시아 초청대회에서 베스는 의존했던 약과 술을 모두 끊고, 더 이상 진정제에도 의존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인 보르고프와의 시합에서 연장전을 치르게 되는데, 친구들의 도움으로 보르고프의 수를 미리 익히고 시합에 임하게 됩니다. 비록 실전에서 그 수가 나오진 않지만 베스는 보르고프와 시합을 성공리에 치르게 됩니다.

천재 역시 쉽지 않은 삶
'퀸스갬빗'은 1983년 월터 테비스의 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베스 하먼의 성장기이지만 그 안에 입양, 페미니즘, 마약, 알코올 중독 등 어두운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체스가 주제이지만 체스보다는 어찌 보면 천재의 삶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각본 및 감독을 맡은 스콧 프랭크는 "표면상으론 한 영재가 세계 최정상에 오르는 여정을 보여주지만 실제론 그 아이가 겪는 고통을 다룹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천재일지라도 세계 정상 자리에 우뚝 서기 위해 겪는 노력과 고통. 이 영화는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는 한 천재의 삶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통상 사람들은 천재의 이야기를 듣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마련이지만, 이 드라마는 그 너머에 있는 중독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 중독, 약 중독, 술 중독... 천재 역시 한계에 부딪히고 그를 뛰어넘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음을 세련된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결론은 조금 진부할 수도 있겠으나, 베스는 결국 주변인의 도움을 받고 일어서게 됩니다. 베스를 정신적으로 지원했던 양 어머니. 그녀가 죽은 후 베스는 더욱 심각한 상태가 되지만, 체스 시합에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과 보육원 절친의 도움으로 결정적인 순간 딛고 일어서게 됩니다.
명대사
"체스는 항상 경쟁하는 것만이 아니에요. 체스는 아름다울 수 있죠. 내가 처음에 눈길을 준 건 보드판이었어요. 64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뤄진 하나의 세상이죠. 난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껴요." (베스 하먼)
"내 경험이 내게 알려준 건, 네가 아는 것이 늘 중요한 건 아니라는 거야" (새엄마)
"너도 알다시피, 사람들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것들은 최악일 경우가 많아" (해리 벨틱)
"난 너의 수호천사가 아니야. 난 널 구원하러 여기에 온 게 아니야.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다고" (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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