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

“나 배고파서 내려왔어”

일본의 작가가 쓴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만든 영화입니다.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리메이크했습니다. 김태리 주연에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2018년 2월 28일 개봉했으며, 103분 동안 플레이됩니다.

임순례 감독 작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유명 영화를 만든 임순례 감독 작품으로, 따뜻함이 녹아 있는 영화입니다.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 했지만, 한국식으로 해석하며 우정과 사랑을 대거 녹였습니다. 언뜻 제목만 보면 농촌에서 힐링하며 음식 해 먹는 얘기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치부하기엔 잔잔한 감동 스토리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통상 도시를 떠나 시골로 귀향하는 청년이라 하면 실의에 빠져 우울할 것 같지만, 주인공 혜원은 여전히 밝고 털털한 성격으로 매력이 큽니다.


스포일러 있음 주의하세요

주인공 혜원은 남자친구와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지만, 혼자 시험에 떨어지게 됩니다. 여러모로 삶에 지쳤던 혜원은 시골 고향집으로 내려오는 선택을 합니다. 혜원은 어렸을 적 엄마와 함께 둘이서 고향집에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 모녀는 아빠의 요양을 위해 고향집으로 내려왔다가, 아빠가 세상을 뜬 후에도 그대로 머뭅니다.

하지만 혜원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시골에 대한 염증을 느끼고, 누구나 그렇듯 서울살이를 동경하게 됩니다. 수능시험만 보면 서울로 가리라 마음을 먹죠. 그러나 혜원이 수능시험을 보자마자 고향집을 떠난 건 정막 그녀의 엄마였습니다. 혜원의 엄마는 자신 만의 삶을 살겠다고 편지를 써놓고 홀연히 자취를 감춰 버립니다. 하지만 어린 딸을 그냥 내팽개친 엄마라기보다는 영화 중간중간의 혜원이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도록 교육하고 몸소 실천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한편 고향집으로 내려온 혜원은 빈집에서 살며 직접 농작물을 키우고, 보기만 해도 건강한 밥상을 차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잠시 머물기로 하지만, 농작물을 키우다 보니 사계절을 다 보내게 됩니다. 그녀의 시골 삶에는 여전히 엄마와의 추억이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해주는 독창적이면서도 정갈한 요리들을 먹고 자란 혜원은, 엄마의 요리를 직접 해 보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그러는 사이 자신의 삶도 서서히 치유해 나가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혜원의 음식들은 딱 보기에도 정성이 가득합니다. 팥을 직접 삶아 색색이 3단으로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마시기도 합니다. 정성스레 말린 곶감은 겨울이 정점으로 치달아서야 잘 먹을 수 있습니다.

엄마가 혜원에게 해 준 이른바 양배추 빈대떡은, 양배추를 쓱쓱 썰어 부침개옷과 함께 부친 뒤, 계란을 한쪽에 입히고 나무를 쓱쓱 썰어 올립니다. 어렸을 적 혜원은 휘날리는 나무를 음식에 올린다는 것에 반감을 표하지만, 서울로 와서 오꼬노미야끼를 본 후 엄마의 음식을 떠올립니다. 그렇게 엄마의 음식은 늘 그녀의 일상과 함께합니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 '포레스트'가 아닌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인 듯합니다.

혜원의 시골 일상에는 어렸을 적 친구 은숙, 재하가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재하 또한 지겹던 직장을 관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과수원을 하고 있습니다. 은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동네 은행에 취직해 상사를 욕하면서도 열심히 다니는 중입니다. 그들은 음식을 함께 만들고 먹고, 농사일을 같이하면서 1년을 계절에 따라 보냅니다. 혜원이 1년 후 잠깐 서울로 올라갔을 때, 은숙은 혜원이 떠났다며 투덜대지만, 재하는 혜원이 '아주심기'(묘목을 더 이상 옮기지 않고 아예 심어버리는 것)을 준비하러 갔다 말합니다.

맨 마지막 장면은 혜원이 집 밖에서 돌아왔을 때, 방문이 열려있고 크 사이로 커텐이 흔들립니다. 혜원이 그토록 바라던 엄마가 돌아온 걸까요? 그러나 그 둘은 예전에 계획했던 대로 긴 여행을 잘 끝마쳤을까요? 엄마가 왜 가출했는지 그 이유는 영화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열린 결말은 왜인지 헤피엔딩을 점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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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가 있는 생명은 다 의지가 되는 법이야"

"그렇게 바쁘게 산다고 문제가 해결이 돼?"

"그래도 난 농사가 좋아. 거짓, 편법, 속임수가 없거든."

"잡초는 계속 뽑아내도 계속 자란다. 마음속의 걱정처럼"

"보고싶다는 말이었다"

"지금 우리 두 사람, 잘 돌아오기 위한 긴 여행의 출발선에 있다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