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허슬’ - 주성치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영화!

2004년 공개한 주성치 감독, 각본, 제작, 주성치 주연의 정통 무협 코미디 영화 ‘쿵푸허슬’입니다. 원화, 원추, 임자총, 동지화, 조지룡, 황성의 등이 출연했습니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시청시간은 1시간 38분으로 짧은 편 입니다. 엊그제 본 것 같은데 벌써 화질이 이렇게…리메이크로 다시 나와도 충분히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림축구에 빠진 시청자라면!

‘쿵푸허슬’은 ‘소림축구’와 마찬가지로 주성치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입니다. “소림축구 드림팀이 쿵푸로 돌아왔다”는 영화 카피에서도 알 수 있듯, 소림축구(2001)로 주성치 영화 진가를 알아본 이들이라면 빼놓지 않고 봤을 법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비겁하고 찌질한 날건달 ‘싱’(주성치)가 극적으로 본래의 힘을 되찾아 빌런 ‘화운사신’(양소룡)을 무찌르는 스토리입니다. 어찌보면 단순한 정통 무협 영화이지만, 물리쳐도 물리쳐도 나오는 다양한 종류의 고수 또는 빌런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만화와 비슷한 연출과 더불어 심각한 상황에서도 주성치표 특유의 유머가 빛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유쾌한 웃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홍콩 영화는 1980년대 정점을 찍은 후, 1990년대 급격한 쇠퇴기를 맞았지만 주성치는 자신 만의 스타일을 갈고닦아 2000년대 정통 무협 영화를 선보였고 또한 극찬을 받았습니다.

1940년대 중국, 조직 폭력패 집단인 ‘도끼파’가 점령을 하고 있습니다. 정장을 빼입은 그들은 말 그대로 도끼를 들고 다니며 살육을 일삼고, 조직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보잘것없는 날건달 ‘싱’은 도끼파처럼 되고 싶지만, 어리숙한 ‘뚱보’(임자총)를 데리고 다니며 도끼파인 척 흉내를 낼 뿐입니다.

그러다 싱과 뚱보는 어느 날 그저 가난해보이는 하층민 마을 돼지촌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사기를 치려다가 도끼파 심기를 건들게 됩니다. 그리고 싱의 이간질 덕분에 도끼파는 난데없이 돼지촌 주민들과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놀랍게도 하잘 것 없이 보였던 돼지촌에는 강호의 고수들이 여럿 숨어있었습니다. 게이인 줄 알았던 사람까지 사실은 은둔했던 재야의 고수였으니까요. 결국 싱과 뚱보는 도끼파에게 끌려간 후 돼지촌 주인장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싱은 주인장을 공격하지만, 두들겨 맞기만 하고 택도 없었죠.

도끼파 보스는 장님 형제킬러까지 고용해 거문고 선율이 칼로 변하는 공격을 자행합니다. 그로 인해 돼지촌의 고수 3인이 운명을 달리하지만, 알고 보니 소리만 꽥꽥 지르던 돼지촌 주인장 소용녀(원추)는 사자후, 남편은 태극권의 고수.

결국 도끼파 보스는 싱에게 현존하는 최고의 킬러인 화운사신(양소룡)을 정신병원에서 데려오게 합니다. 화운사신은 겉보기엔 대머리 할아버지이지만, 두꺼비로 변하는 빌런. 그렇게 돼지촌 주인 부부와 화운사신의 막상 막하 대결이 펼쳐지는데, 그 사이 싱이 땅이 꺼지도록 두들겨 맞게 됩니다.

돼지촌 주인 부부는 싱을 데리고 도주하는데, 싱은 화운사신에게 죽을 정도로 맞은 덕분에 오히려 기혈이 뚫리면서 천하무적 절대 고수로 다시 태어납니다. 어렸을 적 익힌 여래 신장을 드디어 쓸 수 있는 상황. 번데기처럼 붕대로 둘둘 말린 싱은 번데기에서 나비가 태어나듯, 그렇게 절대고수로 태어나고 화운 사신을 물리칩니다.

과거 싱은 전재산을 탈탈털어 부처님의 손바닥을 가리키는 ‘여래 신장’ 책을 우연히 손에 넣었고, 벙어리 어린 여자애 ‘풍’(황성의)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써먹으려다 흠뻑 두들겨 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벙어리 소녀는 싱에게 감사의 뜻으로 롤리팝 사탕을 건네지만, 자존심 상한 싱은 화를 내며 도망가 버렸습니다.

진정 고수가 된 싱은 모든 싸움이 끝난 후 어릴적부터 하고 싶었던 아이들을 위한 사탕가게를 차립니다. 그리고 풍과 어렸을 적 마음 그대로 다시 만나게 됩니다. 맨 마지막 장면은, 거지꼴을 한 자가 롤리팝 사탕을 빨고 있는 어린 소년에게 ‘넌 쿵푸의 자질을 타고났다’며 여래 신장 비법서를 팔려고 합니다. 소년이 흥미 없어 하자 ‘독고구검, 일양지, 구양신공, 항룡십팔장, 천수 신권’ 등 5권의 비법서를 내밀고, 소년의 눈은 휘둥그레.

추후 새로운 고수의 탄생을 암시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