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에서 지난 23일 공개된 '킹덤 아신전'을 꾸역꾸역 봤습니다. 킹덤 시즌2 마지막 장면에서 전지현 스포가 강했기에, 저뿐만 아니라 매우 많은 분들이 1년 4개월이나 기다린 작품이었을 텐데요. 꾸역꾸역 봤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겠죠. '킹덤' 시리즈 열성 팬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모르겠으나, 저에겐 실망이 더 컸던 편이었습니다.
일단 '킹덤 아신전'은 러닝타임이 92분 동안 진행되고, 기다리던 전지현, 즉 아신은 끝나기 13분 전에 멧돼지를 끌고 나타납니다. 등장 임팩트가 좀 부족했던. 앞의 79분은 함경도 북방의 성저야인들의 삶이 그려집니다. 조선도, 여진족도 아닌 부족으로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는 그들이죠. 아신이 개인적으로 왜 복수를 꿈꾸게 되는지, 그에 대한 배경 설명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참 길게 느껴집니다.

어쨌든 메인 줄거리는 아신의 복수극. 그녀는 왜 대체 복수에 나선걸까. 아신은 아버지를 따라 조선에 귀화했지만, 조선과 여진족 사이 분쟁에서 부락이 희생되어 몰살을 당합니다. 아신은 생사초를 찾기 위해 잠시 마을을 떠났다가 홀로 목숨을 건졌죠.

때문에 아신은 조선에게도, 여진에게도 등을 돌려 버렸으며, 결국 민치족을 찾아가 온갖 허드렛일을 하고 폭행을 당하며 살아왔습니다. 아주 고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의 희대 카드는 좀비를 부릴 줄 안다는 것. 그리고 죽은 자를 되살리는 풀 '생사초'의 효능 또한 잘 알고 있죠.
그녀는 양쪽 모두를 파괴할 수 있는 역대급 빌런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앞으로 주지훈과 붙게 되려나요??
'킹덤 아신전'은 일단 단편으로 공개됐는데, 과연 후속작이 나올까요? 마지막에 아신은 "조선 땅과 여진 땅에 살아있는 것을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한 뒤, 어의 이승희에게 아신이 생사초를 건네주면서 사용법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는 여진족 우두머리에게 화살을 날리며 끝이 납니다. 긴장감은 1도 없어요.

첫 장면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노루와 호랑이... '킹덤 아신전'에서는 그간 베일에 쌓여있던 생사초 기원을 알려줬는데요. 영화 시작하자마자 노루가 생사초를 먹고, 이후 날뛰며 호랑이에게 까지 덤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다가 호랑이한테 목을 물려 죽고, 호랑이는 좀비화...
CG는 훌륭했고요. 여전히 좀비에 대한 CG도 강렬하긴 하지만, 다양하게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그냥 많이 보았던 그렇고 그런 장면...시즌2 후반부에서 활약했던 박병은도 그다지 부각되지 않고요.
킹덤 아신전이 번외 편이라고는 하지만, 1년 4개월 만에 나온 것을 감안하면 호평을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킹덤 두번째 외전으로는 세자전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촬영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럼 또 1년 반 넘게 기다려야 할까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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