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는 대배우 글렌 클로즈 때문에 보게 된 영화로 묵직합니다. 어렸을 때 '101마리 달마시안'을 본 저로서는 글렌 클로즈인지 처음에 못 알아볼 정도로 연기 변신이 놀라웠는데요(너무 옛날 얘기를 했나 ㅋㅋㅋ)

글렌 클로즈는 아카데미에 7번이나 후보로 선정됐지만 단 한 번도 수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고, 이번에도 '미나리' 윤여정 배우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죠. 그럼에도 그녀의 묵직한 연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줬을 겁니다.
실화 바탕의 비극적인, 어쩌면 평범할지도 모를 가족 이야기

이 영화는 실존 인물 JD 밴스(가브리엘 바쏘)의 가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JD 밴스는 예일대 법대생으로, 레스토랑 알바를 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JD 밴스를 중심으로 1997년과 2011년 사건을 교차로 보여줍니다. 할머니 보니, 어머니 베브, 손주 밴스까지 3대가 같이 엮이죠.

그의 어린시절은 불행 그 자체입니다. 강아지 한마리 데려왔다고 엄마 베브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요.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다가도 "차를 확 밟아버리겠다. 같이 죽자"며 난폭 운전을 해댑니다. 가정 폭력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휴.. 엄마는 자신의 유일한 보호막인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손목까지 긋고 자해합니다.
예일대생인 JD 밴스는 중요한 로펌 면접을 보는 도중 전화를 받습니다. 고향에 있는 엄마가 헤로인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이죠. 심지어 엄마는 보험을 갱신하지 않아서 입원을 거부당하고, 재활시설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 엄마는 이 마저도 거부에 모텔로 갑니다. 엄마를 데려와야 할지 말지.. 고민에 빠지는 밴스.
비극의 역사...가족 이야기는 되풀이된다

알고보면 어머니 베브도 또 다른 피해자일지 모릅니다. JD 밴스 할머니인 보니는 13살 때 임신을 해서 가족을 버리고 도망쳐, 오하이오 미들타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JD 밴스는 '할머니가 내 나이 13살 때?'라며 그 일을 믿기 힘들어하죠.
할머니 보니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 도움도 없이 딸 베브를 끼우느라 제대로 돌보지 못했을 겁니다. 남편도 점점 술에 의지하면서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결국 이혼에 이르죠. 보니는 사춘기인 딸 베브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그녀가 18살에 임신을 하고 약물중독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대로 지켜봐야만 했죠. 보니는 그런 딸을 보면서 자신의 손자, 손녀만큼은 똑바로 키우리라 다짐했을 겁니다.
베니 역시 전교 400명 중 2등을 할 정도로 똑똑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도피처로 결혼을 삼았습니다. 자신의 아이들 만큼은 전철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 간호사로 일하고, 부유한 남자와 재혼하려고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병원에서 환자들 안정제를 훔쳐먹고 마약 중독에 이르게 되죠.
영화 미나리와 다른 백인 빈민층의 이야기

이 영화는 흑인 빈민가가 아닌 백인 빈민층을 다루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JD 밴스를 통해 이 영화는 미들타운이 점점 슬럼화 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할머니 보니의 도움으로 예일대에 입학하고, 앞으로 점점 나은 미래를 살게 될 것이지만, 엄마로 인해 다시 본 미들타운은 14년 전에 머물러 있죠.

영화 미나리와는 궤도를 같이 하면서도 다릅니다. 모두 가족의 무게를 다루고 있지만, 각자 처한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백인이 아니기에 영화를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어느 나라건 가족의 이야기는 무겁고 쉽게 꺼내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미래가 기다리든 그건 가족의 유산이다' 영화 마지막 JD 밴스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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